법무부 법사랑해남지구협의회 글쓰기 대회 대상 수상작

오지 않았다. 어제 그렇게 밝게 웃던 현서가 오지 않았다. 현서의 책상위에는 찬 겨울의 눈송이와 어울리는 하얀 국화만 있을 뿐이었다,

이걸로 6번째 죽음이 익숙해져 버린 오늘, 나는 그 오늘을 바꿔 보려고 한다,

“저희 학교는 괴물이 없습니다. 안심하고 오십시오!, 자녀들이 행복한 학교, 그곳이 바로 저희 천국 고등학교 입이다”

아침부터 들리는 교장 선생님의 느리면서도 졸린 목소리, 부모들은 또 뭐가 좋은지 자녀들을 학교로 보낸다. 올해 가장 많은 신입생 입학원서를 받은 학교, 그게 우리학교다

괴물이 없는 학교를 보내기 위해 힘쓰는 요즘 부모들, 그 때문에 괴물없는 학교로 유명한 우리 고등학교가 제일 인기인지도 모르겠다.

교장 선생님의 지루한 연설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제각각 무리를 이뤄 놀고 있었고 그 순간 일이 터졌다.

‘쾅’ 헐, 뭐야, 왜 저렇게 피투성이야, “괴물, 괴물이 나타났..”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 피투성이었던 친구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괴물에게 끌려갔다.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교무실에 계셨던 선생님께서는 그 소리를 들으셨는지 반으로 오셨다. 아이들의 커진 동공과 덜리는 손, 그리고 바닥에 퍼져있는 피, 선생님은 짐작이라도 가는 듯 우리에게 말씀 하셨다. “여러분 이일은 밖으로 새 나가지 않도록 해요, 알겠죠”,

선생님의 말을 듣고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선생님”, “조용히 해. 우리 학교에 괴물은 없어”, 처음으로 보는 낮선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이 순간만큼은 선생님이 괴물처럼 보였다.(중략)

신경을 쓰지 않는다. 정말 우리는 바뀌어야 한다, 타자를 치기 시작한 나는 천국고의 괴물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괴물의 범행과 선생의 외면. 친구들의 방관까지, 그리고 여러 사이트에 글을 올렸고 그렇게 해결 될 줄 알았다. 적어도 그 때가지는, 며칠뒤 경찰이 학교에 왔고 괴물이 잡혀갔다.

선생님과 친구 등을 수사하였고 나에게도 몇 가지를 물어 보았다. 며칠간의 조사 끝에 괴물은 재판에 들어갔고 오늘 그 결과를 받는다.

어떤 처벌을 받을까? 사형? 아니면 적어도 무기징역?

그리고 결과를 들은 나는 내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집행유예라니, 말이돼. 어째서 집행유예야! “괴물은 아직 판단력이 부족한 나이고 초범이므로 집행유예를 내립니다” 판사의 마지막 말에 나는 멍해졌다.

저 미친 괴물을 다시 인간 세상에 풀어놔? 아직 자라고 있는 미완성 동물, 그래서 새로운 기회를 주고 반성할 시간을 준다,

그럼 피해자들은 어쩔건데, 그들의 상처는 치료가 돼, 이해 할 수가 없어, 내가 보기에는 당신들도 똑같은 괴물이야, 이렇게 괴물이 살기 좋은 나라, 차라리 나도 괴물이 될래.

그날 밤 나는 괴물들에게 살인을 저질렀다. 난 아무 걱정이 없다, 왜냐하면 난 나이가 적거든 그리고 초범이야, 참 재밌지?, 법 이란거 말이야, 누구를 위한 법인지, 윗사람에게 유리하고 또 다른 괴물을 낳는 법,

10년 뒤면 고쳐질까? 아님 어쩌면 괴물들의 세상이 될까? 참 궁금해.

그 사건이 있고 난 후 천국고등학교는 신입생이 없어졌다가 다시 많아졌다. 왜냐하면 이제 괴물은 모든 학교에 있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법을 무섭게 보는 괴물들의 수는 점점 늘어났고, 나도 괴물이 됐다.

아, 여기까지 나의 이야기다. 이이야기의 주인공인 나의 이름이 뭐냐고?, 내 이름은, ‘가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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